"무, 무엇을 못견디지. 사람은 무엇을 못견디지."
"……심심한 것을 견딜 수 없죠."
- 퓨처 워커Fufure Walker 中에
모순은 작가가 이야기 한 것 처럼,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읽을만한 매우 좋은 소설이다. 작가로서 그런 이야기까지 하기 힘들었을 텐데, 마지막에서 모두 털어놓았다. 한 단락도, 한 문장도 어설피 지나갈 수 없었던, 그러면서도 쓰면서 강렬하게 쓰고 싶은 글을 쓰고 있음을 느꼈다고. 그런 말을 구지 하지 않아도 삶의 밀도가 묻어나는 그녀의 글은 깊고 깊었다.
아마도 독서모임을 하지 않았다면, 나는 이런 책에는 손도 대지 않았을 것임에 틀림 없다. 로맨스 소설보다는 판타지 소설을 선택하며, 인문사회계열 책보다는 자연경영개열 책을 선호하는 나에겐 이 책을 선택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기회로 내가 좋아하는 작가가 더 늘었다는게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이고 싶다.
그녀의 소설에는 여러사람이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삶을 산다는게 커다란 장점이다. 그 한 명 한 명이 전부 이야기거리가 되는 것이다. 주인공인 안진진은 거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그래, 이렇게 살아서는 안 돼! 내 인생에 나의 온 생애를 다 걸어야 해. 꼭 그래야만 해!"라는 그녀의 외침은 누구나 한 번쯤은 내심 고민한 후에 외쳐봤을 법한 멘트이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인생, 짧지만 고통이 많아서 길게 느껴지는 인생을 아낌없이, 모든 것을 걸어서 살라는 그녀의 외침은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선택이 시작된다.
소설에서 서술된 기간은 1년이다. 그안에 그녀의 선택과 미래를 알 수 있도록 작가는 고심해서 인물들을 설정한 듯 싶다. 일단 그녀의 어머니, 그녀와 닮은 그녀의 어머니를 둘로 만들어 누구와 결혼함에 따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보여준다. 그 차이는 그녀가 결혼할 때 더욱 고심해서 결혼하게 만들 배경이 되었다. 다른 점이라면, 그녀가 자신의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았다는 것 뿐이다. 유일하게 내세울 수 있는 주량.
그렇게 어느정도 결론을 예상하며 읽어가던 나에게 결론은 너무나 뜻밖이었다. 나는 알 수 없다. 그녀에게 무언가를 이야기 해 주어야 할 아버지는 중풍에 치매들어 돌아오고, 분명히 씁쓸한 선물을 받아야 할 사람은 바뀌고, 이모의 일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그를 선택했는지. 결론에서 개연성이 싸그리 무너져서 나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작가는 삶이란 그런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걸까. 삶은 모순이라고 말하는 걸까.
작가가 무엇을 의도했던 나는 이런 것을 느꼈다. 그의 삶은 그의 삶이고, 나의 삶은 나의 삶이라는 것. 그의 삶이 아무리 행복해 보여도 그의 삶이고, 나의 삶이 아무리 불행해 보여도 나의 살이라고. 행복하다는 것은 비교가 아닌, 존재라고. 정리된, 예고되고 예상된 그런 삶은, 행복하다 단정지을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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